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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02
Vol. 02
Podo Hotel
Podo Hotel
제주의 땅에 가까워지는 쉼
제주의 땅에 가까워지는 쉼
쉼을 위해 떠난 여행지에서조차 우리는 종종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익숙해지곤 합니다. 그러나 건축가 이타미 준이 남긴 포도호텔의 시간은 조금 다른 방식의 쉼을 말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더하기보다 덜어내고, 빠르게 지나치기보다 천천히 받아들이는 시간. 이번 기록은 포도호텔에 머무르며 발견한 쉼의 감각을 다섯 가지 장면으로 나누어 바라봅니다.
01.
제주의 땅에 가까워지는 쉼
처음 포도호텔을 마주하고, 그 주변의 자연을 천천히 바라보다 보면 어딘가 낯선 기분이 듭니다.
'경치를 즐긴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대개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장면을 떠올리곤 합니다. 산 정상에서 풍경을 조망하는 방식처럼요. 하지만 이곳에서 자연을 만나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포도호텔은 산방산과 바다, 오름에 둘러싸인 대지 한가운데에 낮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치 과거의 한국 민가가 그랬듯, 이곳에 머무는 이는 땅의 높이에 가까운 시선으로 자연을 마주하게 됩니다. 제주의 자연을 풍경처럼 바라보기보다, 그 안으로 들어와 있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이 묘한 감각은 포도호텔을 다른 숙소와 구분 짓는 중요한 지점으로 느껴집니다.
자연을 소유하기보다 자연에 가까워지는 시간.
포도호텔에서의 쉼은 제주의 땅에 몸의 속도를 맞추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02.
빛과 안개가 머무는 시간
포도호텔은 2001년에 준공되어, 어느덧 20여 년의 시간이 쌓인 호텔입니다. 건축가 이타미 준은 포도호텔을 두고, 시간이 흐른 뒤 이 건축이 하나의 ‘폐허’처럼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의 폐허는 낡고 버려진 건축을 뜻하기보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자연 속에 남아 기억되는 건축에 가깝습니다.
그 의도는 포도호텔의 공간 안에서도 드러납니다. 포도호텔 안을 천천히 걷다 보면 바깥의 자연은 통창을 통해 펼쳐지기보다, 작은 틈 사이로 조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새벽에 바라본 포도호텔의 외관과 저녁 무렵 안개가 드리운 모습은 서로 다릅니다. 오전에 마주한 캐스케이드와 오후의 직사광선 아래 놓인 캐스케이드도 서로 다른 인상을 남깁니다. 이곳에서 달라지는 것은 특별한 장치보다, 시간과 날씨에 따라 조금씩 표정을 바꾸는 자연의 변화에 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포도호텔은 맑은 날의 조망만큼이나 비 오는 날의 분위기로도 자주 이야기됩니다. 흐린 날의 정서를 기대하며 이곳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은 것도, 이곳의 시간이 날씨에 따라 다른 결을 갖기 때문일 것입니다.

소란스러웠던 시간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의 시간에 몸을 맡기는 쉼.
이 공간에 익숙해질수록, 몸 안에 남아 있던 자극과 긴장이 천천히 가라앉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03.
양실과 한실. 바깥으로 열리는 방, 안쪽으로 깊어지는 방
포도호텔의 객실은 크게 양실과 한실로 나뉩니다. 처음에는 서양식과 한국식이라는 객실 타입의 차이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머물러보면 두 방은 제주의 자연을 만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양실에서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아, 내가 제주에 와 있구나” 하고 곧바로 느끼게 되는 직관적인 감각이 있습니다. 따스한 햇살, 넓게 열린 시야, 해 질 무렵 붉어지는 풍경, 바깥을 향해 기대앉아 느긋하게 머무는 시간이 이 방의 인상을 이룹니다. 제주의 자연을 멀리 바라보며 머무는 방. 양실은 그런 의미에서 바깥으로 확장되는 쉼처럼 느껴집니다.

반면 한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들여옵니다. 한실의 창밖에는 제주의 자연을 작게 잘라내어 방 안으로 들인 듯한 정원이 놓여 있습니다. 멀리 펼쳐지는 풍경이라기보다, 창 너머 한 장면으로 조용히 머무는 자연입니다. 새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은은하게 들어오는 나무의 향,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그림자가 방 안의 분위기를 천천히 바꾸어놓습니다.
낮은 좌탁 앞에 머물고, 따뜻한 차를 우려 마시고, 나무 향이 감도는 히노끼 탕에 몸을 담그는 시간. 한실에서의 쉼은 바깥으로 확장되기보다 안쪽으로 깊어집니다. 밝은 햇살보다 음영과 그늘이, 넓은 조망보다 작은 바람의 움직임과 자연의 소리가 더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양실과 한실의 차이는 결국 ‘어떤 방이 더 좋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의 자연을 어떤 거리에서 만나고 싶은가에 대한 선택처럼 느껴집니다. 양실이 여행지에 도착했다는 감각을 보다 선명하게 전해준다면, 한실은 그 여행지 안에서 몸과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히는 감각을 만들어줍니다.
바깥으로 열리는 쉼과 안쪽으로 깊어지는 쉼.
둘은 같은 제주의 자연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게 하는 두 개의 문으로 느껴집니다.
04.
쓸모를 벗어난 장면 앞에서
포도호텔에 머무르며 가장 오래 남은 감각은 낯선 고요함입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늘 섬을 지나가고, 안개와 빛이 천천히 공간의 표정을 바꾸는 곳. 포도호텔의 고요함은 그런 제주의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침묵에 가깝습니다. 만실이라고 들었음에도 26개 객실로 이루어진 낮은 밀도 때문인지 호텔 안에서 마주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복도와 중정에는 사람의 기척보다 빛의 움직임이 더 또렷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쉼’이라고 말할 때 떠올리는 것은 대개 편안함, 포근함입니다. 하지만 포도호텔에서의 쉼은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마주하는 일에 가까웠습니다. 말을 줄이고, 시선을 멈추고, 외부의 자극에서 한 걸음 물러나 스스로의 침묵을 마주하는 시간.
포도호텔에는 기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꼭 필요해서 있는 것이라기보다, 잠시 멈추고 바라보도록 만드는 장면들. 작은 틈으로 들어오는 빛, 몸을 낮춰야 보이는 중정의 모습, 걸음을 느리게 만드는 긴 복도. 그런 장면들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앉아보아도 좋겠습니다.


05.
사람의 온기
로비에 놓인 책을 넘기다, 누군가 남겨둔 손글씨 메모를 발견했습니다. 문장 옆에 적힌 작은 표시와 생각의 흔적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경험을 세심하게 살펴온 시간을 짐작하게 합니다.
숙박의 경험 역시 그 메모의 방향과 닿아 있습니다. 포도호텔의 서비스는 화려하게 과시되기보다, 공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 안에서 조용히 이어집니다. 제주의 땅에 낮게 놓인 건축, 느리게 흐르는 시간, 안쪽으로 깊어지는 객실의 감각 위에 조용히 돌보아지고 있다는 따뜻한 온기가 더해집니다.
나가며
포도호텔은 무언가를 계속 제안하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누리고, 더 많이 채워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곳은 잠시 멈추고, 덜어내고, 아무것도 새로 일어나지 않는 시간을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그동안 잘 들리지 않던 것들이 다시 선명해집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빛이 기울어지는 방향, 차의 온기, 나무의 향,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같은 작은 감각들.
포도호텔은 이타미 준이 제주라는 땅에서 발견한 고유한 힘, 느린 시간과 침묵, 그리고 그 공간을 오래 돌보는 사람의 온기를 통해 ‘쉼’이라는 감각을 다시 묻습니다.
도시의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이 필요한 분들에게 이곳을 권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하루의 머무름보다 조금 더 긴 시간을 두고, 포도호텔이 가진 느린 시간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 보시길 권합니다.
포도호텔을 더 깊이 경험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함께 다녀가면 좋을 곳들과,
호텔 안에서 읽어보기 좋을 도서와 영화를 남겨둡니다.
Places to visit
01. 포도호텔 Podo Hotel
02. 방주교회 Bangju Church
03. 수풍석 뮤지엄 Water Wind Stone Museum
04. 유동룡 미술관 Itami Jun Museum
Read / Watch
01. 『이타미 준, 나의 건축』
02. 〈이타미 준의 바다〉, 2019
쉼을 위해 떠난 여행지에서조차 우리는 종종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익숙해지곤 합니다. 그러나 건축가 이타미 준이 남긴 포도호텔의 시간은 조금 다른 방식의 쉼을 말하고 있습니다.
무언가를 더하기보다 덜어내고, 빠르게 지나치기보다 천천히 받아들이는 시간. 이번 기록은 포도호텔에 머무르며 발견한 쉼의 감각을 다섯 가지 장면으로 나누어 바라봅니다.
01.
제주의 땅에 가까워지는 쉼
처음 포도호텔을 마주하고, 그 주변의 자연을 천천히 바라보다 보면 어딘가 낯선 기분이 듭니다.
'경치를 즐긴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대개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장면을 떠올리곤 합니다. 산 정상에서 풍경을 조망하는 방식처럼요. 하지만 이곳에서 자연을 만나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포도호텔은 산방산과 바다, 오름에 둘러싸인 대지 한가운데에 낮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치 과거의 한국 민가가 그랬듯, 이곳에 머무는 이는 땅의 높이에 가까운 시선으로 자연을 마주하게 됩니다. 제주의 자연을 풍경처럼 바라보기보다, 그 안으로 들어와 있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이 묘한 감각은 포도호텔을 다른 숙소와 구분 짓는 중요한 지점으로 느껴집니다.
자연을 소유하기보다 자연에 가까워지는 시간.
포도호텔에서의 쉼은 제주의 땅에 몸의 속도를 맞추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02.
빛과 안개가 머무는 시간
포도호텔은 2001년에 준공되어, 어느덧 20여 년의 시간이 쌓인 호텔입니다. 건축가 이타미 준은 포도호텔을 두고, 시간이 흐른 뒤 이 건축이 하나의 ‘폐허’처럼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의 폐허는 낡고 버려진 건축을 뜻하기보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자연 속에 남아 기억되는 건축에 가깝습니다.
그 의도는 포도호텔의 공간 안에서도 드러납니다. 포도호텔 안을 천천히 걷다 보면 바깥의 자연은 통창을 통해 펼쳐지기보다, 작은 틈 사이로 조금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새벽에 바라본 포도호텔의 외관과 저녁 무렵 안개가 드리운 모습은 서로 다릅니다. 오전에 마주한 캐스케이드와 오후의 직사광선 아래 놓인 캐스케이드도 서로 다른 인상을 남깁니다. 이곳에서 달라지는 것은 특별한 장치보다, 시간과 날씨에 따라 조금씩 표정을 바꾸는 자연의 변화에 가깝습니다.
그래서인지 포도호텔은 맑은 날의 조망만큼이나 비 오는 날의 분위기로도 자주 이야기됩니다. 흐린 날의 정서를 기대하며 이곳을 찾았다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은 것도, 이곳의 시간이 날씨에 따라 다른 결을 갖기 때문일 것입니다.

소란스러웠던 시간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의 시간에 몸을 맡기는 쉼.
이 공간에 익숙해질수록, 몸 안에 남아 있던 자극과 긴장이 천천히 가라앉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03.
양실과 한실. 바깥으로 열리는 방, 안쪽으로 깊어지는 방
포도호텔의 객실은 크게 양실과 한실로 나뉩니다. 처음에는 서양식과 한국식이라는 객실 타입의 차이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머물러보면 두 방은 제주의 자연을 만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양실에서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아, 내가 제주에 와 있구나” 하고 곧바로 느끼게 되는 직관적인 감각이 있습니다. 따스한 햇살, 넓게 열린 시야, 해 질 무렵 붉어지는 풍경, 바깥을 향해 기대앉아 느긋하게 머무는 시간이 이 방의 인상을 이룹니다. 제주의 자연을 멀리 바라보며 머무는 방. 양실은 그런 의미에서 바깥으로 확장되는 쉼처럼 느껴집니다.

반면 한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연을 들여옵니다. 한실의 창밖에는 제주의 자연을 작게 잘라내어 방 안으로 들인 듯한 정원이 놓여 있습니다. 멀리 펼쳐지는 풍경이라기보다, 창 너머 한 장면으로 조용히 머무는 자연입니다. 새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은은하게 들어오는 나무의 향,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빛과 그림자가 방 안의 분위기를 천천히 바꾸어놓습니다.
낮은 좌탁 앞에 머물고, 따뜻한 차를 우려 마시고, 나무 향이 감도는 히노끼 탕에 몸을 담그는 시간. 한실에서의 쉼은 바깥으로 확장되기보다 안쪽으로 깊어집니다. 밝은 햇살보다 음영과 그늘이, 넓은 조망보다 작은 바람의 움직임과 자연의 소리가 더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양실과 한실의 차이는 결국 ‘어떤 방이 더 좋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의 자연을 어떤 거리에서 만나고 싶은가에 대한 선택처럼 느껴집니다. 양실이 여행지에 도착했다는 감각을 보다 선명하게 전해준다면, 한실은 그 여행지 안에서 몸과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히는 감각을 만들어줍니다.
바깥으로 열리는 쉼과 안쪽으로 깊어지는 쉼.
둘은 같은 제주의 자연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게 하는 두 개의 문으로 느껴집니다.
04.
쓸모를 벗어난 장면 앞에서
포도호텔에 머무르며 가장 오래 남은 감각은 낯선 고요함입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늘 섬을 지나가고, 안개와 빛이 천천히 공간의 표정을 바꾸는 곳. 포도호텔의 고요함은 그런 제주의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침묵에 가깝습니다. 만실이라고 들었음에도 26개 객실로 이루어진 낮은 밀도 때문인지 호텔 안에서 마주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고, 복도와 중정에는 사람의 기척보다 빛의 움직임이 더 또렷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쉼’이라고 말할 때 떠올리는 것은 대개 편안함, 포근함입니다. 하지만 포도호텔에서의 쉼은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마주하는 일에 가까웠습니다. 말을 줄이고, 시선을 멈추고, 외부의 자극에서 한 걸음 물러나 스스로의 침묵을 마주하는 시간.
포도호텔에는 기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꼭 필요해서 있는 것이라기보다, 잠시 멈추고 바라보도록 만드는 장면들. 작은 틈으로 들어오는 빛, 몸을 낮춰야 보이는 중정의 모습, 걸음을 느리게 만드는 긴 복도. 그런 장면들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앉아보아도 좋겠습니다.


05.
사람의 온기
로비에 놓인 책을 넘기다, 누군가 남겨둔 손글씨 메모를 발견했습니다. 문장 옆에 적힌 작은 표시와 생각의 흔적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경험을 세심하게 살펴온 시간을 짐작하게 합니다.
숙박의 경험 역시 그 메모의 방향과 닿아 있습니다. 포도호텔의 서비스는 화려하게 과시되기보다, 공간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 안에서 조용히 이어집니다. 제주의 땅에 낮게 놓인 건축, 느리게 흐르는 시간, 안쪽으로 깊어지는 객실의 감각 위에 조용히 돌보아지고 있다는 따뜻한 온기가 더해집니다.
나가며
포도호텔은 무언가를 계속 제안하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누리고, 더 많이 채워야 한다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곳은 잠시 멈추고, 덜어내고, 아무것도 새로 일어나지 않는 시간을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그동안 잘 들리지 않던 것들이 다시 선명해집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빛이 기울어지는 방향, 차의 온기, 나무의 향,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같은 작은 감각들.
포도호텔은 이타미 준이 제주라는 땅에서 발견한 고유한 힘, 느린 시간과 침묵, 그리고 그 공간을 오래 돌보는 사람의 온기를 통해 ‘쉼’이라는 감각을 다시 묻습니다.
도시의 속도에서 잠시 벗어나 사색의 시간이 필요한 분들에게 이곳을 권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하루의 머무름보다 조금 더 긴 시간을 두고, 포도호텔이 가진 느린 시간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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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다녀가면 좋을 곳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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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방주교회 Bangju Church
03. 수풍석 뮤지엄 Water Wind Stone Museum
04. 유동룡 미술관 Itami Jun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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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이타미 준의 바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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